‘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10년도 더 된 CF에서 나온 한마디가 온 미디어를 뒤흔들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저 말처럼 훌쩍 어디로 떠나야만 진정한 힐링이 시작된 것처럼 여겼다.
8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한 친구는, 혼자만의 자유를 누리겠다며 호기롭게 여행을 계획했다.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순조롭게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예정된 순서였겠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해외여행은 생각도 할 수 없고 국내여행도 조심스러운 요즘,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에 가벼운 산책마저 내키지 않는 주말.
시무룩한 그녀에게 '혼막'을 추천했다.
꼭 떠나야만 여행이라면, 퇴사 후 맞이하는 첫 주말의 날씨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nurukers/park siyeon
10년도 더 된 어떤 광고 카피는 이제 묻어두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 나의 공간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코로나의 시대에는 이 또한 여행이 된다.
왜 ‘혼막’일까?
혼자 마시기에 소주는 조금 무거운 것 같다. 무더운 날씨라면 맥주도 좋겠지만, 오늘은 마침 비가 내린다. 그러니 막걸리가 좋겠다.
큰 노력도 필요 없다. 먹고 싶은 안주를 주문하고, 냉장고에서 막걸리를 꺼낸다.
배달이 오기까지 약간의 기다림만 감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혼술 한상이 된다.
ⓒnurukers/park siyeon
오늘의 안주는 매콤한 떡볶이.
일회용기에 담긴 안주는 물론 편리하지만, 가끔은 접시에 옮겨 담는 수고로움을 감행하자. 팍팍한 식탁이 금새 훌륭한 한 상으로 바뀐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반기는 사람 없다면 더더욱, 누군가를 맞이하는 기분으로 스스로를 대접해 본다.
유리잔에 쪼르르 프리미엄 막걸리를 따른다.
푹신한 쿠션에 기대어 떡볶이 한입 베어 물고, 복순도가 손막걸리의 기분 좋은 탄산감으로 입안을 적시면, 이 순간 진정 행복에 가까워진다.
슬슬 취기가 올라오면 잠시 누워도 좋다.
비록 좁은 원룸일지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가만히 누우면, 세상 편안한 곳이 내 집 아니던가.
글 박시연
전통주소믈리에
우리술제조관리사
10년도 더 된 CF에서 나온 한마디가 온 미디어를 뒤흔들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저 말처럼 훌쩍 어디로 떠나야만 진정한 힐링이 시작된 것처럼 여겼다.
8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한 친구는, 혼자만의 자유를 누리겠다며 호기롭게 여행을 계획했다.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순조롭게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예정된 순서였겠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해외여행은 생각도 할 수 없고 국내여행도 조심스러운 요즘,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에 가벼운 산책마저 내키지 않는 주말.
시무룩한 그녀에게 '혼막'을 추천했다.
꼭 떠나야만 여행이라면, 퇴사 후 맞이하는 첫 주말의 날씨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nurukers/park siyeon
10년도 더 된 어떤 광고 카피는 이제 묻어두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 나의 공간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코로나의 시대에는 이 또한 여행이 된다.
왜 ‘혼막’일까?
혼자 마시기에 소주는 조금 무거운 것 같다. 무더운 날씨라면 맥주도 좋겠지만, 오늘은 마침 비가 내린다. 그러니 막걸리가 좋겠다.
큰 노력도 필요 없다. 먹고 싶은 안주를 주문하고, 냉장고에서 막걸리를 꺼낸다.
배달이 오기까지 약간의 기다림만 감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혼술 한상이 된다.
오늘의 안주는 매콤한 떡볶이.
일회용기에 담긴 안주는 물론 편리하지만, 가끔은 접시에 옮겨 담는 수고로움을 감행하자. 팍팍한 식탁이 금새 훌륭한 한 상으로 바뀐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반기는 사람 없다면 더더욱, 누군가를 맞이하는 기분으로 스스로를 대접해 본다.
유리잔에 쪼르르 프리미엄 막걸리를 따른다.
푹신한 쿠션에 기대어 떡볶이 한입 베어 물고, 복순도가 손막걸리의 기분 좋은 탄산감으로 입안을 적시면, 이 순간 진정 행복에 가까워진다.
슬슬 취기가 올라오면 잠시 누워도 좋다.
비록 좁은 원룸일지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가만히 누우면, 세상 편안한 곳이 내 집 아니던가.
글 박시연
전통주소믈리에
우리술제조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