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마시는 세상 ][헌드레드데이즈] 와인을 배우는 가장 재밌는 방법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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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와인은 여전히 낯설다.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고,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지만 심리적 거리감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테이블 위의 메뉴가 적고 담백한 음식이 주를 이루는 서구식 식문화와 함께 발달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특별한 날에, 품위를 지키며 마셔야만 할 것 같은 인식이 부담을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 됐건 와인 앞에만 서면 그 새침함에 서먹하기만 하다.


  이탈리아의 게임 개발사 Broken Arms Games가 개발한 헌드레드 데이즈(Hundred Days)는 농장을 골라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까지 생산,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쉽고 재밌게 경험해 볼 수 있는 타이쿤 장르의 게임이다.



  가장 먼저 땅을 구매해서 토양과 기후에 맞는 포도를 심고 정성스럽게 관리해 수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병충해와 자연재해를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수확한 포도는 파쇄, 압착, 숙성, 병입 과정을 거쳐 상품이 된다. 그리고 공장의 설비관리와 청소 등 모든 디테일이 플레이어의 손을 탄다. 판매를 위해선 마케팅 전략도 필요한데, 광고전략, 단골관리, 시장상황 파악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듯 특정 산업분야의 전과정을 아우르고 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깔끔한 인터페이스에 반해 시키는 대로 하다 보면 어느새 잘 알지도 못하는 와인을 머릿속으로 음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와인에 대한 지식의 수준과 관계없이 일단 재밌다.


  조금 더 자세히 보자면 지역은 미국의 나파밸리와 이탈리아 북부의 피에몬테주 두 곳에서 펼쳐지며 포도의 품종은 바르베라, 네비올로, 돌체토, 그리뇰리노, 샤르도네, 아르네이스, 코르테제, 에르바루체, 카베르네 소비뇽, 소비뇽 블랑, 진판델, 리슬링, 피노 누아, 메를로, 시라즈, 슈냉블랑이 있으며, 바디감, 단맛, 타닌산, 산도를 조절해 품종에 맞는 최상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좋은 상품을 많이 만들어 비싼 값에 팔고, 그 돈으로 다시 와이너리를 확장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시점에서 양조산업을 이만큼 명쾌하게 이해시켜주는 게임은 없는 것 같다. 더군다나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와인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은 윈도우, 맥, 모바일, 플레이스테이션4/5, 닌텐도 스위치까지 모두 지원된다. 그리고 한글이 지원된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해 와인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다. 와인이 궁금하지만 막연했다면 이번 기회에 게임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nuruk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