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주어(酒魚)|예고편

누루커스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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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酒魚)

누루커스 소설 시리즈

#0 예고편


가까운 미래, 바다의 염분이 당분으로 이루어진 또다른 지구. 인류의 정수시설은 수요를 따라 가지 못했고 날로 심각해지는 물부족 사태에 시민들의 폭동은 불길처럼 번져갔다. 너나 할 것없이 지하수를 찾기 위해 포장된 길을 부수고 지면에 구멍을 뚫었다. 국토는 삽시간에 땅을 으깨는 소리와 파편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구멍들은 땀샘처럼 꾸역꾸역 흙탕물을 밀어 냈다. 토지는 더 빠르게 말라갔고 급기야 군사정부는 긴급 명령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해수를 술로 만들어 섭취하라는 이 명령은 효과가 있었다. 혼란은 정리되었고 식수 고갈 사태도 해결되는 듯 보였다. 임시방편이었지만 신속한 반응에 정부는 안도했다. 알코올 중독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지만 검열에 의해 이슈가 되지 못했다. 취한 이들이 많아지면서 저항은 사그라들었고 통제는 한층 수월해졌다. 정부는 오히려 음주를 강제화하는 법령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반정부 지하조직 TPD는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차나무를 개발해 비밀리에 찻잎을 시민들에게 보급했다. TPD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음지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정부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특수 정보기관 NKS는 그들을 추적하기 위해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할 뿐이었다. 소리 없는 추격전은 점점 더 치밀하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둘 사이의 마찰면이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며 금방이라도 깨질 듯 서로를 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리의 물고기가 술독에서 산 채로 발견된다. 간의 노화를 막는 이 물고기 소식은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물고기에 대한 진짜 정체는 밝혀지지도 않은 채 세간의 관심은 커져만 갔다. 소문이 살을 덧대며 환상으로 둔갑하고 있는 사이, NKS와 TPD는 은밀히 발걸음을 그곳으로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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